티스토리 뷰

728x90

농촌에서 살다보면 미간을 찡그릴 정도로 싫지만 어쩔수 없이 만나야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해충과 쥐입니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고 미관상으로도 위생적으로도 백해무익입니다. 먹이 사슬에서 이들의 상위에 있는 거미나 뱀이 일부를 처리해주니까 고맙기는 하지만 거미나 뱀이 아주 이쁜것만 아닙니다. 거미는 아침이면 항상 거미줄로 진로를 방해하곤하고 조금 손이 덜가는 곳은 아주 제 집인양 미관을 지저분하게 만듭니다. 뱀의 경우에는 사람을 보면 조용히 도망가기 때문에 만날일이 그리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우연히 만날 때는 섬뜩 섬뜩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니 독사인지 꽃뱀인지도 알 수도 없고 밭일 하다가 잘못 건드려서 병원 가는 뉴스를 가끔 들을 때면 남일이 아니다 싶습니다. 밭에 농약을 치지 않아서 그럴까요?

아무튼 창고와 복도등 쥐가 돌아 다닐 가능성이 높은 곳에 종이로 제작한 끈끈이 쥐덫을 곳곳에 놓아두고 있습니다. 매년 몇마리씩 처리하는데 올해는 이 덫에 뱀들이 올라앉았습니다. 몸이 끈끈이에 붙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직 살아 있어서 혀를 낼름 거리고 있지만 몸이 끈끈이에 붙은지 시간이 조금 지났는지 꼼짝을 못합니다. 쥐들은 이게 덫인지 알고 많은 경우는 피해서 갑니다. 가끔 끈끈이에 걸리는 쥐들은 아직 경험이 적은 어린 것이 잡히거나 사람 인기척에 놀라서 빠르게 도망하다가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이어서 상상해 보면 쥐들이 뱀을 유인해서 덫에 걸리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스운 상상도 해봅니다.


원래 쥐덫의 타겟은 뱀이 아니라 쥐죠. 쥐덫에 비해서 아주 작은 생쥐가 잡혔네요. 종이 끈끈이를 몇년째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덫을 놓기 쉽고 잘 잡히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잡혔을 때의 사후 처리가 간편하다는 것입니다. 태울것들과 함께 태워 버리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 생활 초기에 계단에 있던 뱀을 긴 쟁기로 잡는다고 긴장하며 한참을 누르고 있었더니 팔 하나가 통째로 저려 왔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합니다. 집 주변에 눈에 띄는 뱀이 부담된다면 끈끈이 쥐덫을 한번 놓아보세요. 쥐 덫 위에 고구마 조각도 올려보고 벼 이삭도 올려 보았지만 제품에 몇개 올려져 있는 개 사료가 가장 좋은 모양입니다.

728x90
댓글
글 보관함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