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작년에 갈무리해둬었던 마른 고구마줄기를 꺼냈습니다. 2014년이라고 써놔서 작년 것인줄 금방 알아볼 수 있지요. 고구마 줄기나 이렇듯 말려서 보관해야 하는 것들은(시래기, 호박고지, 가지, 토란대, 무말랭이 등) 보관이 무척 중요하더라구요. 한번 먹을 만큼이나 한 덩어리씩 모아서 비닐 봉지에 넣어둔채로 실온 보관이라면 그야말로 난감한 지경에 이르기 쉽지요. 왜 우리가 쌀나방이라고 부르는 애들이 얇은 비닐 봉지를 갉아서 온통 그네들 세상으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몇년을 그렇게 전쟁(?)을 치루면서 터득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각각을 일회용 비닐 봉지에 넣어서 다시금 더 두꺼운 지퍼백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입니다. 조금 두꺼운 투명한 지퍼백도 갉아 먹더군요. 그거 말고 과자나 견과류 등을 넣어서 파는 지퍼백형태의 비닐 봉투가 좀 두툼해서 저도 예전부터 봉투들을 모아두고 있습니다. 블루베리봉투, 호두봉투, 당면봉투, 아몬드봉투등을 깨끗이 씻어서 잘 말려두면 마른 김보관시에도, 겨우내 마늘 보관시에도 활용할 수가 있어서 좋거든요. 아무튼 사설이 길었지요. 그렇게 비닐을 두꺼운 것으로 밀봉해놓으면 괜찮다는 말씀, 단 안에서 알을 까고 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말리는 중간에 재료에 앉아버리게 되면... 그렇게 될 것을 방지해서 냉동실에 넣어두는 겁니다.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한번 먹을 만큼의 분량을 꺼내서 물에 담궈놓습니다. 한 반나절 이상은 담궈 놔야하고, 저는 압력솥을 이용할 거라서 처음부터 압력솥에 고구마줄기가 물에 잠기도록 붓고서 잊어먹습니다. 다음날 삶을 꺼니까! 고구마줄기 껍질을 일일이 다 벗긴 것이 아니기에 좀 질긴듯 합니다. 그래서 푹 잠겨서 놓아둡니다.
다음날 뚜껑을 열어보니 고구마 줄기가 물에 불어서 통통해진 모습으로 바뀌었지요. 하지만 그래도 질깁니다. 그래서 이제 삶을 차례입니다. 압력솥을 가스렌지에 얹고 추가 세게 흔들리기 시작하면 작은 불로 줄여서 10분내지 15분정도 뜸을 들여 줍니다. 그리고 또다시 4-5시간 그대로 놔둡니다.
이제 고구마줄기를 만져보면 휠씬 부드러워 진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반찬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고구마줄기를 먹기좋은 길이로 가지런하게 잘라줍니다. 양파도 채썰어 준비합니다. 개인적으로 적양파보다는 흰양파가 익히는 데 더 잘 어울린다고 여겨집니다. 적양파의 예쁜 보라색이 죽어버려서 아쉽기도 하구요. 적양파는 생식으로 샐러드나 겉절이로 활용하는 게 색을 살리수 있는 듯 합니다.
이제 볶을 후라이팬에 고구마줄기 썰은 거, 찧은 마늘, 양파, 채썰은 파, 양파 효소(없으면 생략 가능-효소를 설탕대신 쓰는데 특히 양파효소는 조미료 역할을 하기에...), 국간장, 들기름을 넣고서 조물 조물 무쳐줍니다. 불을 켜고 볶아주면 양파에서 물이 나와서 어느정도는 타지 않고 볶을 수 있습니다. 물기가 있을 때 두껑을 덮으면 양념이 속까지 들어가지요. 처음과 두번째 단계에서 제대로 불리지 않았어도 볶을 때 많은 시간을 잡고서 볶아주면 부드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계속 지켜보면서 바닥에 물기가 없어지면서 눋기 전에 물을 반컵 정도 넣어 줍니다. 그리고 뒤적여서 두껑을 닫고서 다시금 끓여 줍니다. 물이 거의 다 졸아들 때까지 가끔 눋지 않도록 저어줍니다. 맛을 보아 부드럽게 잘 볶아졌다면 끝.
저희 집에서 고구마줄기로 나물해먹을 때 주로 쓰는 두가지 양념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마지막에 불끄기 전에 고구마줄기가 충분히 부드러워졌을 때 갈아놓은 들깨를 넣어서 뒤적여 준뒤 바로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놓습니다. 들깨 향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이것은 보편적인 방법이구요. 또 하나는 참치액으로 마지막 간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나름 깔끔한 비주얼의 고구마줄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들깨를 넣어서 하는 것도 잘 먹지만 참치액으로 간한 것을 더 좋아하는 듯 해서 자주 이 방법을 쓰곤 합니다.
만약 양념이 많이 들어가서 짜다 싶으면 양파를 더 넣어서 짠맛을 조금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번엔 양파를 처음부터 많이 넣어므로 추가로 양념을 더 넣지 않고 국간장으로 조미한 그대로 먹기로 했지요. 한가지 재료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조리 방법을 찾아서 가족들이 질리지 않고 맛나게 먹을 수 있도록 찾아봅시다.
'생활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꽈리고추 멸치 볶음 (0) | 2015.07.29 |
---|---|
풋고추 된장 무침 만들기 (0) | 2015.07.27 |
금은방의 유래 (0) | 2015.07.23 |
풋고추 소박이 만들기 (0) | 2015.07.21 |
바보금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0) | 2015.07.10 |